가을이 오면 불현듯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. 바로 '아~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'입니다.
여기서 으악새 뜻은 어떤 새를 의미하는지 정말 아리송합니다. 요즘 젊은이들은 으악새로 시작하는
'짝사랑'이란 노래를 잘 모르지만 나이 50이 넘은 사람들에겐 국민가요 같은 노래입니다.
그런데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문득 궁금해지는 게 하나있는데 바로 으악새의 뜻입니다. 대체 으악새
는 어떤 새일까? 노랫말을 생각하면 울음소리가 꽤 구슬플 것 같은데, 주변에서 이 새를 보았다거나
울음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.
왜 그럴까요?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으악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가 아닙니다. 따라서 우는 소리
도 당연히 없습니다. 으악새는 가을철에 들어서 흔히 보는 '억새'의 사투리이고, 그 억새들이 바람
에 부딪치는 소리를 우는 소리로 비유한 것입니다. 흔히 말하는 문학적 표현인 것입니다.
이렇듯 우리가 늘 부르는 가요의 노랫말에는 이상한 표현이나 비표준어가 많이 있습니다. 바른
표현이나 표준어로 노랫말을 만들었다간 노래 분위기를 해치고 리듬감을 망치게 될 때 흔히 이런
식으로 표현합니다.
화톳불의 경우가 그렇습니다. '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~'라는 노래가 으악새의 경우와 같습
니다. 이 노래의 모닥불이란 단어는 원래 화톳불이란 단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. 이 노래가
워낙 유명하고, 어디로 놀러갔을 때 밤에 불을 피워놓고 이 노래를 불러 본 기억이 있다 보니 많은
사람들이 모닥불 하면 불길이 큰 불을 떠올립니다.
그러나 사실 모닥불을 피워 놓고는 제대로 기분을 내지 못합니다. '모닥불'이란 잎나무나 검불 따
위를 모아놓고 피우는 불이기 때문입니다. 이런 불을 피워놓고 있으면 아마 연기 때문에 눈도 못뜨
고 기침만 콜록콜록하게 될 겁니다.
장작 따위를 모으고 질러놓은 불을 가리킬 때는 '모닥불'이 아니라 '화톳불'이나 '장작불'로 써야
합니다. 그러나 '화톳불(장작불)을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~'라고 하면 기분이 어떤가요? 노래를
부르는 맛이 확 떨어지지 않나요? 그래서 노랫말을 지은 사람도 분위기에 맞게 '모닥불'을 쓴 듯
합니다.
또 가수 박미경씨가 부른 '민들레 홀씨 되어'의 홀씨도 노랫말 때문에 사람들이 잘못 쓰고 있는
말입니다. 이 노래가 워낙 많이 불리다 보니, 민들레 꽃이 진 뒤 생기는 '하얀뭉치'를 홀씨로 생각
하는 분들이 많은데요, 한자말로 '포자'라고 하는 홀씨는 이끼류나 곰팡이류의 씨앗입니다.
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습니다. 우리가 흔히 보는 민들레의 하얀 털
뭉치를 일컫는 말은 '상투털'과 '깃털'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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